티스토리 뷰
목차

‘드림’은 스포츠, 휴먼 드라마, 코미디를 적절히 버무려 관객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전달하는 영화다. 송강호와 박서준의 이색 조합으로도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실제 이벤트를 배경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과 희망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영화는 단순히 스포츠의 승패를 다루기보다는, ‘꿈’을 꾸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묵직한 울림을 준다.
1. 스포츠를 넘어선 따뜻한 이야기
‘드림’은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되,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보통 스포츠 영화가 경기의 승패에 초점을 맞춘다면, ‘드림’은 축구를 통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내면과 관계에 집중한다. 주인공 윤홍대는 잘 나가던 축구선수였지만 한순간의 사건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홈리스 축구팀을 맡게 된 그는 처음에는 이들을 진지하게 보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며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변화하게 된다. 홈리스 선수들 역시 단순한 ‘불쌍한 사람들’이 아닌, 각자의 서사와 사연을 가진 개별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는 이들의 아픔을 과장하거나 동정하지 않고, 현실적인 시선에서 바라본다. 축구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이들이 삶의 의지를 회복하고 자존감을 되찾는 수단이 된다. 경기에서 이기느냐 지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런 전개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드림’은 스포츠 영화이지만, 결국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이야기하는 휴먼 드라마다.
2. 무거운 주제도 유쾌하게 풀어낸 연출
‘드림’은 ‘극한직업’으로 유명한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살아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이는 관객이 보다 편안하게 주제를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홈리스 선수들의 훈련 장면이나 각종 돌발 상황은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과장된 코미디가 아닌, 실제 있을 법한 해프닝을 적절히 버무려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다큐멘터리 감독 역으로 등장하는 이소민(아이유 분)의 시선은 영화 전체에 메타적인 요소를 부여한다. 그녀의 카메라를 통해 선수들의 진짜 이야기가 드러나며, 영화는 점점 다큐와 극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식으로 확장된다. 연출 측면에서 인상적인 것은 영화의 템포다. 느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리듬감 있게 전개하며, 유머와 감동의 균형을 잘 유지한다. 극적 과장을 자제하면서도, 클라이맥스에서는 관객의 감정을 충분히 이끌어내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드림’은 진지한 주제를 부담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영화이며, 이는 감독의 연출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3. 캐릭터를 살린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배우들의 호흡은 ‘드림’의 또 다른 큰 장점이다. 송강호는 특유의 인간적인 매력과 깊이 있는 연기로, 감독 이소민의 관찰 대상인 홈리스 선수들을 대변하는 존재로 잘 녹아들었다. 그의 연기는 과장되지 않으며, 현실적인 감정선으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박서준은 냉철하고 이기적인 스타 선수에서,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되찾아가는 윤홍대 역을 맡아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그의 변화는 이야기의 중심축이며, 관객은 그의 감정 변화에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아이유는 극 중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등장하며, 전반적인 이야기 흐름을 유연하게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맡는다.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닌 인물로서, 극의 감정선을 잡아주는 핵심 캐릭터다. 조연들도 빼놓을 수 없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홈리스 팀원들은 모두 실존감 있게 그려지며,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극 안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연대, 충돌, 성장 과정은 영화의 감정적 무게를 떠받친다. 전체적으로 ‘드림’은 스타 배우들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의 현실성과 감동을 더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드림’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어떻게 희망을 되찾아가는지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휴먼 드라마다. 유쾌함 속에 묵직한 메시지를 품은 영화 ‘드림’은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는 작품이다. 가볍게 시작해 깊은 여운으로 남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꼭 한 번 감상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