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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활명수 영화 사진
    아마존 활명수 영화 사진

     

     

    2024년 공개된 <아마존 활명수>는 한 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소화제 ‘활명수’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와 자본, 그리고 인간의 삶을 풍자적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다. 단순한 기업 PR 영상이 아닌, 사회와 문명, 약과 광고의 경계를 실험적으로 넘나드는 연출은 ‘약을 파는 이야기’ 그 이상을 품는다. 감독 이완은 실제로 활명수 광고 영상 촬영을 위해 아마존까지 날아가 원주민과의 만남을 시도하며, 세계화 속 한국 브랜드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포착해 낸다. 다큐와 픽션, 광고와 예술의 경계를 모호하게 흔드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우리가 믿고 삼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마존 활명수 줄거리

    영화는 실제 설치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이완’이 2023년 조선대 약학대학과의 협업으로 ‘활명수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활명수는 1897년 궁중 비방으로 시작된 대한제국 최초의 등록약이자, 100년 넘게 한국인의 속을 달래온 국민 소화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활명수의 약리 작용이나 효능에 집중하지 않는다.

    이완은 활명수 광고를 위해 세계의 ‘소화 불량한 현실’ 속으로 직접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가 선택한 곳은 남미 브라질의 아마존. 이곳에서 그는 활명수를 마셔본 적 없는 원주민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활명수를 설명하며, 심지어 약을 ‘직접 판매’하려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영화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약이란 누구에게 필요한가? 우리가 믿고 먹는 것은 정말로 효과가 있어서인가, 아니면 그 브랜드의 역사와 이미지 때문인가? 광고는 진실을 말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가?

    이완 감독은 원주민과 활명수를 연결하는 이 기묘한 만남을 통해, 단순한 소화제가 글로벌 자본과 소비문화, 의료 윤리, 심지어 제국주의적 시선과도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속 주제와 해석

    <아마존 활명수>는 장르의 경계를 끊임없이 흐린다. 형식은 다큐멘터리이지만, 연출은 마치 퍼포먼스 아트처럼 느껴지고, 그 메시지는 자본주의와 광고 산업, 식민주의와 글로벌 불균형 구조에 대한 풍자에 가깝다.

    **1. 브랜드의 신화화** 활명수는 단순한 약이 아니라, ‘한국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영화는 이 브랜드가 어떻게 오랜 역사와 광고 전략을 통해 신화화되었는지를 추적하며, 결국 우리가 ‘먹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을 소비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2. 글로벌 자본과 윤리의 모순** 활명수를 원주민에게 설명하는 장면은 단순히 코믹하거나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장면 속에는 ‘의료 접근성’, ‘글로벌 불균형’, ‘문명의 강요’라는 무거운 담론이 숨어 있다. 즉, 약을 팔기 위해 날아간 이들이 진짜 팔고 있는 것은 ‘문명’이라는 가면이라는 점을 영화는 지적한다.

    **3. 예술 vs 광고의 경계** 감독 본인이 광고 제작을 의뢰받은 예술가이기 때문에, 영화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반추한다. "지금 이 장면은 예술인가? 광고인가? 착취인가? 기록인가?"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 모호함 속에서 관객은 더 깊은 불편함과 사유를 경험한다.

    아마존 활명수 결말

    영화의 마지막, 이완 감독은 결국 활명수를 원주민들에게 마시게 하지 못한다. 현지 부족장과의 긴 협의 끝에 그는 “이건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 순간, 영화는 활명수라는 제품을 떠나 ‘소화 불량한 세계’ 자체에 대한 은유로 전환된다.

    귀국한 후, 이완은 자신이 찍은 장면을 가지고 광고 영상을 제작한다. 하지만 그 영상은 광고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의 편집본에 가깝고, 상품의 매력보다는 그 과정의 아이러니함을 담아낸다. 최종적으로, 광고주는 해당 영상을 공식 광고로 쓰지 못하게 결정하고, 프로젝트는 중단된다.

    그럼에도 영화는 질문을 남긴다 — “누구의 시선으로, 누구를 위한 ‘약’을 만드는가?” 그 대답을 관객에게 남긴 채, 영화는 조용히 막을 내린다.

    결론: 우리는 무엇을 삼키고 있는가?

    <아마존 활명수>는 소화제라는 소재를 빌려, 오늘날의 세계를 해부하는 영화다. 브랜드가 가진 권위, 광고가 주는 착시, 세계화의 이면, 소비자의 감정까지 — 이 영화는 모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해부한다.

    웃기지만 웃기지 않고, 진지하지만 가볍게 보이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속이 안 좋아서 먹는 것인가, 아니면 익숙하기 때문에 삼키는가?" <아마존 활명수>는 그 질문 하나로도 충분히 강력한, 보기 드문 실험적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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