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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결혼' 계약 결혼의 진짜 의미를 묻다

by 하고재비 라이프 2025. 5. 1.

자유를 위한 가짜 결혼의 진실

결혼 제도를 유쾌하게 해체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어쩌다, 결혼>은 박호찬·박수진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으로,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유쾌하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김동욱과 고성희가 주연을 맡아 서로 다른 인생 목표를 가진 두 남녀가 계약 결혼이라는 설정을 통해 각자의 자유를 찾고, 그 과정에서 진짜 감정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작품은 기존의 로맨스 영화와 달리,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자유와 선택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전개됩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 결혼을 해야만 인정받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두 주인공이 ‘결혼’이라는 틀을 어떻게 이용하고 넘어서려 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줄거리: 서로를 이용하려던 두 사람의 뜻밖의 동행

성석(김동욱 분)은 재벌 2세로, 아버지의 유산을 받기 위해 결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혼 자체에 큰 흥미가 없고, 자신의 삶을 간섭받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반면, 해주(고성희 분)는 사회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삶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인생을 살고 싶어 하지만, 부모의 압박과 주변의 시선 속에서 현실적인 벽을 느낍니다.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서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음을 깨닫고, 3년간 계약 결혼을 하기로 합의합니다. 가족에게는 진짜 결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각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관계를 상상하며 동거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은 예기치 않게 자라나기 시작하고, ‘계약’이라는 울타리는 점점 무너집니다. 그들은 스스로 만든 룰 속에서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만, 진짜 마음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혼이라는 프레임 속 자유를 말하다

<어쩌다, 결혼>은 결혼 제도를 사회적으로 고찰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냅니다. 오히려 웃음과 유쾌함을 통해 ‘결혼하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은 인물의 상황과 대사를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결혼관에 균열을 가하며, 그 틈에서 관객에게 공감과 해방감을 안겨줍니다.

김동욱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성석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기존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의 틀을 벗어납니다. 그는 해주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도 존중받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고성희는 해주 역을 통해 자기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를 완성합니다. 그녀는 사랑에 빠지더라도 자신을 잃지 않고, 사랑조차 선택 가능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물입니다.

두 배우의 케미는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며, 관객이 캐릭터의 심리를 따라가는 데 큰 몰입을 유도합니다. 두 사람은 진부하지 않은 로맨스를 만들어가며, 이 시대 청춘의 현실적인 연애와 삶의 고민을 대변합니다.


유쾌한 웃음 속 사회적 메시지를 담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 문법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잊지 않습니다. 단지 사랑에 빠지는 과정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는 것조차 ‘선택’일 수 있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일깨웁니다. 결혼을 통해 사회적 승인이나 경제적 보장을 얻고자 하는 현실적인 선택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방식임을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 ‘어쩌다’가 아니라 ‘의도된’ 해방

<어쩌다, 결혼>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생각보다 깊은 메시지를 품은 영화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결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자유, 연애, 독립, 선택이라는 키워드로 확장하며, 관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진정한 파트너십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반드시 제도 안에서만 가능할까?

이 영화는 유쾌한 스토리와 안정적인 연기, 현실적인 캐릭터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결혼에 대해 고민 중이거나, 제도와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작은 해답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