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2017)**는 고전 유니버설 몬스터 시리즈의 리부트로 기획된 작품으로,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고 알렉스 커츠먼 감독이 연출한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영화입니다.
1920~30년대의 고전 공포 영화 ‘미이라’를 1999년 브렌든 프레이저 주연의 어드벤처 시리즈로 부활시킨 데 이어,
이번 2017년 판은 더 현대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로 “다크 유니버스(Dark Universe)”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완성도 및 스토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프랜차이즈의 출발점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톰 크루즈 특유의 액션과 고대 신화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로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영화 ‘미이라’ 리뷰, 고대 이집트의 저주, 인간의 욕망과 충돌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 공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가 왕권을 탐해 파라오와 후계자를 살해한 뒤,
살아있는 채로 미이라가 되어 사막 깊숙한 곳에 봉인된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현대로 넘어오며, 군 출신 보물 사냥꾼 **닉 모턴(톰 크루즈)**이 중동에서 아마네트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로 인해 고대의 저주가 풀리며 죽음과 부활, 혼돈의 신 세트의 힘이 현대에 소환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미이라의 공포보다는, 고대 신화 속 힘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에 따른 대가를 중심에 놓고 전개됩니다.
닉 모턴은 처음에는 이기적인 군인이자 밀수꾼에 불과했지만, 점차 자신의 내면과 운명에 맞서는 영웅으로 변모해 갑니다.
특히 아마네트가 그를 세트 신의 육체로 삼으려 하면서,
닉은 절대적인 힘을 가질 것인가,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의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설정은 전통적인 영웅 서사에 신화적 상징과 초자연적 갈등을 결합해, 어드벤처 장르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 전개가 급박하고 복선이 약해 관객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점은 비판의 지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톰 크루즈의 액션과 소피아 부텔라의 존재감
‘미이라’의 중심에는 단연 톰 크루즈의 액션 시퀀스가 있습니다.
비행기 추락 장면, 유리창을 뚫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 물속에서의 사투 등
현실감 있는 액션을 위해 대역 없이 몸을 던지는 크루즈 특유의 연기 스타일은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사실 아마네트 공주 역을 맡은 소피아 부텔라입니다.
그녀는 단순한 괴물이 아닌, 왕권을 빼앗기고 저주받은 여성으로서의 억울함과 분노를 강렬한 눈빛과 몸짓으로 표현하며
‘악’의 존재가 아닌 비극적 피해자이자 권력의 희생양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두 인물은 마치 이집트 신화 속 ‘혼돈’과 ‘질서’, ‘죽음’과 ‘삶’을 상징하듯 대립하며,
영화는 이를 통해 단순한 괴수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운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려는 시도를 보입니다.
또한 러셀 크로우가 맡은 닥터 지킬/미스터 하이드 캐릭터는
다크 유니버스 세계관 확장을 암시하는 중요한 장치였으나,
전체적으로 영화의 흐름과 융화되지 못한 채 어색하게 삽입된 인상이 강합니다.
기대와 아쉬움의 교차점, 프랜차이즈의 출발선
‘미이라’는 분명 유니버설 픽처스가 야심 차게 준비한 세계관 구축 프로젝트의 서막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설정을 한 편의 영화에 집어넣으려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선과 내러티브의 개연성이 약해졌고,
관객은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가”보다 “왜 이렇게 정신없지?”라는 인상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특히 고전 ‘미이라’ 시리즈 특유의 모험성과 유쾌함보다는,
어둡고 진지한 톤에 집중한 점이 호불호를 크게 갈랐고,
세계관 소개에 치중하다 보니 한 편의 영화로서 완결성과 재미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이라’는 현대 기술로 구현된 고대 이집트의 비주얼,
현실과 신화가 교차하는 공간 연출,
톰 크루즈의 액션 신뢰도라는 점에서 상업 영화로서 일정 이상의 완성도는 보여주었습니다.
다크 유니버스는 이후 계획이 무산되었지만,
‘미이라’는 여전히 고전 괴수 영화의 재해석 가능성,
그리고 판타지 세계관 확장의 어려움에 대해 많은 교훈을 남긴 시도로 남아 있습니다.
결론: 무너진 제국의 시작, 그러나 되돌아볼 가치가 있는 리부트
2017년 ‘미이라’는 유니버설이 꿈꾸던 다크 유니버스의 첫 주자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무너진 시도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단일 영화로서 보자면, 고대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도전,
톰 크루즈와 소피아 부텔라의 개성,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구원의 교차점이라는 주제는
충분히 되새길 만한 영화적 자산이 됩니다.
다시 말해 ‘미이라’는 실패한 프랜차이즈 영화이지만,
성공적인 리부트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동시에 보여준 흥미로운 이정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