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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공룡, 윤리, 생명)

by 하고재비 라이프 2025. 6. 20.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2018년 개봉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쥬라기 월드’ 3부작 중 두 번째 편으로, 공룡의 보존과 인간의 탐욕, 생명윤리의 딜레마를 다룬 블록버스터입니다. 전작이 놀이공원의 부흥과 재앙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생존과 탈출, 그리고 공룡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진화한 공룡의 위협과 인간의 선택이 극적으로 충돌하며 시리즈의 방향성과 톤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영화입니다.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멸종과 구출 사이, 줄거리는 무엇을 말하는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전작 ‘쥬라기 월드’ 이후 3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공룡들이 방치된 이슬라 누블라 섬에서는 화산 폭발로 공룡이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이를 두고 인류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공룡은 인간이 창조해 낸 존재일 뿐, 멸종을 막는 것이 옳은가?”라는 물음이죠.

이런 가운데 공룡 보호 운동가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정부의 구조 거부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룡을 구출하기 위한 비밀 작전에 나섭니다. 클레어는 과거 동료였던 **‘오웬’(크리스 프랫)**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들은 다시 섬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작전의 실체는 ‘구출’이 아닌 공룡 밀매를 위한 계획이었고, 이들의 선의는 배신과 위협 속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야기의 후반부는 섬이 아닌, 인간의 저택 안으로 무대가 옮겨지며 클로즈드 서스펜스로 전환됩니다. 이곳에서 등장하는 유전자 조작 공룡 ‘인도랩터’는 단순히 맹수가 아니라 인간의 야망이 만들어낸 괴물로 상징성을 가집니다. 결국 영화는 공룡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생명 윤리와 기술 남용의 경고를 던집니다.


캐릭터와 테마: 선의, 탐욕, 그리고 공룡의 존재 의미

‘폴른 킹덤’은 전작과 달리 공룡을 단순한 재난의 도구가 아닌, 감정과 의미가 있는 존재로 조명합니다. 특히 ‘블루’라는 벨로시랩터는 오웬과의 유대 관계를 통해, 단순한 맹수가 아니라 교감 가능한 생명체로 그려집니다. 이는 공룡을 ‘통제할 수 없는 생물’에서 ‘보호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오웬은 여전히 액션 중심의 인물이지만, 감정 표현과 책임감이 강화된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직면하게 되고, 공룡을 도구가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클레어는 전작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정의감 있는 인물로 재정립되며, 과학과 인간성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엘리 밀스는 공룡을 자본화하려는 냉혈한 인간의 전형으로, 그가 대표하는 가치관은 영화의 비판 대상입니다. 유전공학과 시장경제가 결합했을 때 어떤 재앙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인물 ‘메이지’는 중요한 상징을 지닙니다. 그녀는 단순한 아이가 아니라,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을 통해 영화의 주제인 “생명은 복제 가능한가?”, “감정은 유전될 수 있는가?” 같은 철학적 질문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쥬라기 시리즈가 단순히 괴수 영화에서 윤리적, 사회적 함의를 담는 서사로 진화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액션과 연출: 스케일보다 밀도 있는 공포로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액션의 스케일보다 감정의 밀도와 공포감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이전 시리즈들이 야외 대규모 전투나 추격 중심이었다면, ‘폴른 킹덤’은 밀실 공포, 음산한 분위기, 조용한 위협 등 호러적 연출이 눈에 띕니다.

화산이 분출되는 섬 탈출 장면은 여전히 시리즈 특유의 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절박함과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하지만 진짜 긴장은 영화 후반부의 저택 씬에서 시작됩니다. 폐쇄된 공간 안에서 인도랩터와 마주치는 장면은 ‘쥬라기 공원 1편’의 공포감을 떠올리게 하며, 서스펜스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또한 CG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해졌습니다. 공룡의 피부, 눈동자, 움직임은 실제 생물처럼 느껴질 만큼 사실적으로 구현되었으며, 감정 표현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어 관객의 몰입을 끌어냅니다. 이처럼 기술과 연출, 서사가 결합된 액션은 단순한 괴수 영화 이상의 몰입도를 제공합니다.


결론: 시리즈의 전환점이자, 철학적 확장의 시작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단지 공룡이 뛰노는 스펙터클을 넘어, 인간이 만든 생명체에 대한 책임, 윤리, 미래의 방향성을 묻는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공룡이 인간의 세계로 진입한 이 작품은, 후속 편에서 펼쳐질 전면적인 인간과 공룡의 공존 혹은 충돌을 예고하며 새로운 장을 엽니다.

이 영화는 액션과 철학, 긴장과 감정 모두를 잡아내며, 기존 시리즈의 단순 재난 공식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합니다.

공룡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동시에, 현대 과학기술과 생명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그것이 바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