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 영화, 감독 소개 – 조은지 감독, 첫 장편 연출의 도전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출신 조은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배우로서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섬세한 감정 표현과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출자로서의 감각도 증명했습니다. 특히 인물 간의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 음악감독 소개 – 모그(Mowg), 감정을 살리는 사운드
영화음악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모그가 음악을 맡았습니다. ‘곡성’, ‘마더’, ‘밀정’ 등 굵직한 작품에서 섬세한 음악을 선보인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인물의 감정과 장면의 리듬을 잘 살리는 배경음악으로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 영화 소개 – “장르만” 로맨스? 사실은 가족 이야기
‘장르만 로맨스’는 겉으로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족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사와 계약 문제, 이혼 후에도 엮여 있는 전 부인,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 젊은 남자 작가와의 협업 등 복잡한 인물관계를 다루며, 사랑보다 관계에 집중합니다. 제목처럼 로맨스 ‘장르’의 외형을 빌려왔을 뿐, 실속은 풍부한 휴먼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 줄거리 – 꼬이고 뒤엉킨 그들의 관계
한때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김현(류승룡 분)’은 지금은 슬럼프에 빠진 상태입니다. 전 부인과 여전히 한집에 살고, 사춘기 게이 아들과의 소통도 쉽지 않으며, 후배 작가 유진(무진성 분)과는 출판 계약 문제로 미묘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현은 유진과 공동 집필을 제안받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숨겨진 진심과 상처가 하나둘씩 드러나게 됩니다.
현의 전 부인인 미애(오나라 분)는 현실적인 여성이자 여전히 전 남편의 삶에 관여하는 인물이며, 아들 성경(성유빈 분)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아버지의 인정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여기에 현의 출판사 대표 순진(김희원 분), 그리고 작가 지망생 정원(이유영 분)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풍성하게 전개됩니다.
줄거리는 잦은 대사 중심의 전개로 이루어지며, 캐릭터들의 충돌과 화해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 감상평 – 유쾌함 속에 진심을 담다
‘장르만 로맨스’는 캐릭터들의 개성과 충돌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면서도, 인물 하나하나의 상처와 고민을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입니다. 류승룡은 늘 그렇듯 능청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며, 오나라와의 티키타카는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김희원과 이유영의 등장도 극에 생기를 더하며, 성유빈은 아들 역할로 묵직한 감정을 이끌어냅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성 정체성’이나 ‘재혼 가족’, ‘출판계 현실’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위트 있게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인물들의 대립과 화해 과정이 현실적으로 그려져 관객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장르만 로맨스'라는 제목처럼, 로맨스를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반전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인간 사이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가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 총평 – 장르에 갇히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도, 단순한 가족 드라마도 아닙니다.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유쾌하게 혼합하면서도, 결국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관계 속에서 얼마나 오해하고, 또 이해받기를 원하는 존재인지, 영화는 웃음을 통해 그것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위트 있는 대사와 리듬감 있는 전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로 꽤나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관계’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여운이 긴 영화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다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 그런 영화가 바로 ‘장르만 로맨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