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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 1971년 겨울, 하늘 위의 사투

by 하고재비 라이프 2025. 5. 4.

 

'하이재킹' 영화 포스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강렬한 스릴러

영화 〈하이재킹〉은 2024년 6월 21일 개봉한 항공 재난 스릴러로, 1971년 실제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김성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작품의 무게감을 더합니다. 이 영화는 개봉 이후 대만, 미국, 캐나다 등 10개국에서 개봉하였으며, 현재는 국내 IPTV와 VOD 플랫폼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1971년 1월, 국내선 항공기 납치 시도가 실제로 있었으며, 당시 그 사건은 언론과 외교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하이재킹〉은 그날 하늘 위에서 벌어졌던 위기 상황을 재구성해,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심리전과 인간 군상의 선택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줄거리: 하늘 위에서 벌어진 충격의 사건

1971년 겨울, 속초공항을 출발해 김포로 향하던 국내선 여객기. 조종사 태인(하정우 분)과 기장 규식(성동일 분), 그리고 승무원 옥순(채수빈 분)은 평소처럼 일상적인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한 직후, 승객 중 한 명인 용대(여진구 분)가 사제 폭탄을 기내에서 터뜨리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폭발로 인해 기장 규식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한쪽 시력을 잃으며, 조종사 태인은 조종석과 객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고립됩니다. 납치범 용대는 조종실을 장악한 후 “지금부터 이 비행기는 북으로 간다”라고 선언하며 항로를 변경하려고 시도합니다.

기내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되고, 승객들은 공포에 질린 채 진정할 틈조차 없습니다. 태인은 조종사로서의 의무감과 한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양심 사이에서 고뇌하며, 끊임없이 갈등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인간 심리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긴장감

〈하이재킹〉은 단순한 테러물이나 액션 중심의 영화가 아닙니다. 제한된 공간, 단 하나의 밀폐된 여객기 내부에서 인물들의 선택과 심리 변화가 주된 서사로 이어지며, 극도의 긴장감을 유도합니다. 특히 납치범 용대를 연기한 여진구는 극단적 이념에 사로잡힌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단순한 악인이 아닌 복합적인 캐릭터로 완성시킵니다.

하정우는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조종사 태인의 책임감과 두려움을 절제된 표정과 목소리로 전달하며, 영화의 중심축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성동일은 초반의 강인함과 후반의 체력적 한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채수빈은 공포 속에서도 승객을 다독이는 승무원 옥순 역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킵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미덕은 과장된 연출 없이, 긴박한 순간들을 조용하고 차분하게 전개한다는 점입니다. 인물 간의 시선, 대사, 숨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드는 연출력은 김성한 감독의 내공을 느끼게 합니다.


메시지와 연출의 균형

〈하이재킹〉은 단순히 납치 사건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 상황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조종사라는 직업적 책임과 생명에 대한 윤리, 가족과 국가 사이의 가치 충돌이 모두 얽혀 있는 상황에서, 각 인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단을 내립니다.

감독은 정치적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선택의 순간에 놓인 인물들의 심리와 태도에 집중합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한쪽에 쉽게 감정 이입하기보다는,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결론: 하늘 위 선택의 순간을 그린 수작

〈하이재킹〉은 실화 기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인간 군상의 다양한 군상과 심리를 정교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물로 분류되기엔 아까운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의 연기 시너지는 물론, 김성한 감독의 절제된 연출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조용하지만 깊게 파고드는 위기의 순간, 그 속에서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 영화를 통해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