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2024년 개봉작 <1승>은 무명 배구 감독과 한물간 여자 배구팀이 만나 이뤄낸 단 한 번의 값진 승리를 그린 스포츠 감동 드라마다. 현실의 벽에 좌절한 이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단순한 승부가 아닌, 인간의 회복과 연대,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생애 첫 스포츠 영화에 도전했으며, 실제 인천 흥국생명 배구단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감과 드라마틱함을 모두 잡아낸 작품이다. 한 번의 승리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경기장을 넘어 관객의 마음까지 울린다.
1승 줄거리
한때 유망한 국가대표 코치였지만 지금은 모든 걸 잃고 방황하는 ‘김우진’(송강호 분). 자신의 선수 시절도 실패로 끝났고, 지도자 인생도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에게 의외의 제안이 들어온다 — 한국 프로 여자배구 최하위 팀 ‘금호레인보우즈’의 감독직. 승리와는 거리가 먼 팀, 실력도, 지원도 부족한 이 팀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우진은 처음엔 망설이지만, 생계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고 팀에 합류한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싸늘하고, 선수들 사이엔 경쟁보다 냉소가 퍼져 있다. 선수들도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다 — 무릎 부상을 안고 뛰는 주장, 학교 폭력 전력이 있는 세터, 그리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막내까지.
우진은 하나씩 팀을 알아가며, 단순한 승리를 넘어 ‘이들이 진짜로 배구를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체력 훈련, 멘털 코칭, 팀워크 훈련… 처음엔 반발도 크지만 점점 선수들은 우진의 진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팀은 점차 변화하고,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 강팀 ‘제이푸드’를 상대로 ‘1승’을 거두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다.
영화 속 주제와 해석
<1승>은 스포츠 영화의 공식적인 구조를 따르지만, 그 속에 담긴 정서는 단순히 경기의 승패를 넘어선다. 이 작품은 ‘진짜 승리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승리는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를 뜻한다.
1. 실패한 자들의 연대
우진도, 선수들도 모두 실패를 경험한 인물들이다. 영화는 이들이 ‘패배자’로 낙인찍히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지를 그린다. 좌절한 개인이 아니라, 함께할 때 일어설 수 있는 힘 — 그것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다.
2. 스포츠는 기록이 아니라 감정이다
영화는 경기 장면보다도 ‘감정’에 집중한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팀이,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고, ‘함께 이기는 기쁨’을 알게 되는 과정은 단순한 점수보다도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경기의 이면, 라커룸, 버스 안, 훈련장 등에서 피어나는 감정선이 깊은 울림을 준다.
3. 단 하나의 승리, 그리고 삶의 방향
결국 <1승>은 승리 그 자체보다, ‘승리를 꿈꾸는 과정’에 대한 영화다. 감독 우진은 말한다. “1승이면 돼. 그게 다야. 그거 하나면 넌 너 자신이 될 수 있어.” 이 대사는 영화 전체의 방향을 보여주는 핵심이다. 한 번의 승리가 그 사람의 실패를 덮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특별하다.
1승 결말
최종 경기. 금호레인보우즈는 강호 제이푸드를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펼친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간신히 가져오며 승부는 3세트로 이어진다. 관객과 언론도 예상하지 못한 접전 속에서, 선수들은 몸을 던지고, 서로를 믿으며 싸운다.
결국, 마지막 순간 — 주장 ‘윤지’의 블로킹 성공으로 팀은 드디어 시즌 첫 **1승**을 거둔다. 관중석은 환호로 가득하고, 선수들은 눈물을 터뜨린다. 우진은 조용히 코트를 내려다보며, “잘했다”는 한마디만 남긴다. 영화는 승리의 환호보다, 조용히 마주 앉은 팀의 뒷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이제 우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는 듯한 단단한 시선이 인상 깊다.
결론: 단 한 번의 승리, 인생을 바꾸다
<1승>은 단지 스포츠의 짜릿한 감동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좌절하고 무너졌던 이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삶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단 한 번의 승리. 그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지만, 그 하나로 인해 달라질 수 있는 인생이 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작지만 진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과 함께한 한 번의 승리**일지도 모른다. <1승>은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일깨워주는 영화다.